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실제 돈을 넣기 전에 “내가 시장을 읽는 눈이 진짜 맞는지”부터 숫자로 확인하기로 했어요. 가상 300만원으로 종이매매(페이퍼 트레이딩, 실제 체결 없이 가상 자금으로 기록만 남기는 방식)를 시작한 이유가 딱 이거예요. 이 글은 그 기준이 생기기까지의 두 달치 기록이에요. 자랑도 훈수도 아니고, 저도 공부하면서 따라가는 입장에서 남기는 실패 노트에 가깝습니다.
감으로 하다 말아먹은 게 시작이었어요
예전에는 그냥 “느낌이 좋다” “이건 오를 것 같다”로 샀어요. 문제는 오르든 내리든 왜 맞았고 왜 틀렸는지를 하나도 몰랐다는 거예요. 맞으면 내 실력, 틀리면 시장 탓. 이런 식이니까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했죠.
그래서 방식을 바꿨어요. 실제 돈 대신 가상 300만원을 두고, 정해진 신호대로만 매매하고, 그날그날 “오늘 시장을 이렇게 읽었다”를 미리 글로 적어둔 뒤 5일 뒤 결과랑 맞춰보기로 했어요. 시험 문제 풀고 나서 채점하는 거랑 똑같죠. 감을 데이터로 바꾸는 작업이었어요.
같은 시장을 읽었는데 하루는 맞고 하루는 틀렸다
제일 뼈아팠던 게 이거예요. 7월 17일이랑 21일, 저는 거의 똑같은 판단을 적었어요. 둘 다 “세계는 조용한데 한국만 홀로 급락 — 이건 글로벌 위기가 아니라 국장 고유의 충격”이라고 봤고, 예상은 둘 다 range(박스권)였어요.
근데 결과는 갈렸어요. 7월 17일은 빗나갔고(그날 SPX가 -1.62%로 밀렸어요), 7월 21일은 적중(SPX -0.42%)이었어요. 같은 논리로 읽었는데 하루는 틀리고 하루는 맞았다는 게, 제 “감”이라는 게 얼마나 운에 가까웠는지를 그대로 보여줬어요. 그날 관망하고 넘긴 기록은 한국만 흔들린 날, 그래서 관망했습니다에도 비슷한 결이 남아 있어요.
하락을 대비했는데 시장이 올라버린 날들
더 웃긴(사실은 아픈) 건, 제가 “내릴 것 같다”고 각을 잡은 날일수록 시장이 오르더라고요.
- 7월 24일 — 예상 down → 결과 up (SPX +1.10%). “실질금리 오르면 미국 주식 눌린다”고 봤는데 반대로 갔어요.
- 7월 28일 — 예상 range → 결과 up (SPX +1.03%). “장단기 금리가 경기 둔화 경고등을 켰다”고 읽었는데 시장은 신경도 안 썼어요.
7월 28일 그날의 판단은 위험 신호 켜진 날, 그래서 관망에 그대로 적어뒀는데, 지금 다시 보면 “금리·스프레드 신호가 무섭다”는 제 두려움이 판단을 지배했던 것 같아요. 채점표로 안 남겼으면 이런 내 버릇 자체를 몰랐을 거예요.
두 달 성적표는 처참합니다, 근데 그게 핵심이에요
솔직히 숫자는 부끄러워요. 2026년 7월 16일 기준으로 이래요.
| 가상 시드 | 3,000,000원 |
| 현재 평가액 | 2,221,019원 (-26.0%) |
| 누적 전적 | 승4 / 패13 |
| 실현손익 | -593,826원 |
| 최대 낙폭(MDD) | 27.85% |
보유 중인 반도체(SOXL)는 진입 263,032원에서 246,100원(-6.4%, 6일째), 기술주(TECL)는 316,236원에서 293,046원(-7.3%, 5일째)으로 둘 다 물려 있어요. 금리 튀면서 반도체가 크게 밀렸던 흐름은 금리 튀자 반도체 -8%, 로테이션 한 주에 정리해뒀어요.
근데 이게 가상 돈이라서 다행이었어요. 진짜 300만원이 -26%였으면 저는 분명 감정에 휘둘려서 아무 데서나 손절하고 뇌동매매했을 거예요. 대신 지금은 “승4패13이라는 내 실력의 민낯”을 데이터로 확인한 거고, 이 숫자가 저한테는 학원비였어요.
그래서 지금 제가 지키는 것들
단정하진 않을게요.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고, 이건 두 달 데이터로 잠정적으로 정한 기준이에요.
- 먼저 적고 나중에 채점한다 — 판단을 미리 글로 남겨야 “맞았는지”가 아니라 “왜 틀렸는지”가 보여요.
- 확신이 셀수록 의심한다 — 제가 “무조건 내린다”고 각 잡은 날일수록 반대로 갔어요(7/24, 7/28).
- 신호가 관망이면 손을 뗀다 — 7월 16일 게이트가 열려(SPX +1.3%) 있어도 신호가 관망이면 거래 안 했어요. 안 하는 것도 매매예요.
- 진짜 돈은 검증이 끝난 뒤 — 승률이 이 모양인데 실제 자금을 넣는 건 아직 아니라고 봐요.
다음엔 이걸 확인해보려 합니다
적중한 두 날(7/21, 7/29)이 공통적으로 “range 예상”이었다는 게 눈에 밟혀요. 혹시 저는 방향을 맞히는 것보다 “조용할 때를 알아보는 것”에 그나마 소질이 있는 걸까요. 다음 한 달은 range 예상만 따로 모아서 적중률을 세어볼 생각이에요. 그게 진짜면, 제 매매는 예측이 아니라 “관망할 때 고르기” 쪽으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종이매매(가상)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