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주식공부는 딱 하나로 좁혀졌어요. “내 머리로 방향을 맞히려 하지 말고, 정해둔 신호가 시키는 것만 하자.” 이건 제가 똑똑해져서 내린 결론이 아니라, 제 예측이 얼마나 자주 틀리는지 숫자로 보고 나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기준이에요. 이 글은 그 기준이 생기기까지의 기록이고요. (전부 가상 자금으로 돌리는 종이매매 기록이에요. 실제 돈이 아니라 겁 없이 걸어보고, 대신 결과는 솔직하게 남깁니다.)
감으로 사고 감으로 버티다 다 잘렸다
처음엔 그날그날 시장을 제 나름대로 읽고 들어갔어요. “이건 오를 것 같은데”, “여긴 눌릴 것 같은데” 하는 식이죠. 문제는 그 감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제가 기록을 안 했다는 거예요. 그러다 물리면 “장기투자다” 하고 붙잡고, 더 물리면 손절. 이걸 반복한 결과가 지금 계좌에 그대로 찍혀 있어요.
2026년 7월 16일 기준 제 성적표를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시드 300만원으로 시작해서 현재 평가액 2,221,019원, -26.0%. 누적 승 4 / 패 13, 실현손익 -593,826원, 최대낙폭(MDD, 고점 대비 얼마나 깊이 파였나) 27.85%. 지금 들고 있는 것도 반도체(SOXL) -6.4%, 기술주(TECL) -7.3%로 둘 다 물려 있어요. 승률 24%. 이 숫자를 보고 나서야 “내 감이 문제구나” 인정했어요.
내 예측을 채점해보니 11번 중 3번
그래서 매매랑 별개로, 그날 시장을 어떻게 읽었는지를 먼저 적어두고 5일 뒤 결과랑 맞춰보는 채점을 시작했어요. 방향이 오름(up)인지 눌림(down)인지 박스권(range)인지 예상을 미리 박아두는 거죠. 몇 개만 그대로 옮겨볼게요.
| 날짜 | 내 예상 | 실제 결과 | 판정 |
|---|---|---|---|
| 2026-07-24 | down | up (SPX +1.10%) | 빗나감 |
| 2026-07-31 | range | up (SPX +4.30%) | 빗나감 |
| 2026-08-01 | range | up (SPX +3.58%) | 빗나감 |
| 2026-08-05 | range | range (SPX +0.27%) | 적중 |
특히 7월 31일이 저한테 충격이었어요. 그날 저는 “금값이 오르는 걸 보니 숨은 불안이 있다, 박스권일 것”이라고 읽었거든요. 나름 근거까지 달았죠. 그런데 결과는 S&P500이 +4.30% 급등. 제 논리가 그럴듯할수록 더 크게 틀리기도 하더라고요. 이렇게 채점을 쌓아보니 방향 예측 11번 중 맞은 게 3번. 이 과정은 11번 채점해서 3번 맞은 기록에 따로 정리해뒀어요.
‘내 생각’과 ‘신호’가 갈렸던 날들
제가 특히 자주 걸었던 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더 오르면 주식이 눌린다”, 또 하나는 “VIX(공포지수)가 20을 넘으면 위험회피가 온다”. 상식적으로 맞는 말 같잖아요. 그런데 이 두 가설로 down에 걸었던 7월 24일, 결과는 오히려 +1.10% 상승이었어요. 금리 겁먹고 걸었다 틀린 날들은 여기에, VIX 20에 겁먹다 빗나간 날들은 여기에 남겨뒀어요.
그래서 지금은 매매 여부를 제 예측이 아니라 정해둔 신호에 맡겨요. 오늘(7월 16일) 신호는 ‘관망, 거래 없음’이었어요. 근데 같은 날 섹터 강도를 보면 반도체가 +27.3%로 1등, 기술주 +17.6%, 바이오 +13.5%. 솔직히 손이 근질거려요. “1등 섹터니까 지금 들어가면 되잖아?”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죠. 예전 같으면 바로 질렀을 거예요. 근데 신호가 관망이면 관망. 제 감으로 이겨봤자 승률 24%라는 걸 이제 알거든요. 이미 물려 있는 반도체·기술주 두 종목도, 감으로 들어갔다가 물린 결과라는 것도요.
그래서 지금 지키는 것
단정은 못 하겠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방식은 이래요.
- 방향(오른다/내린다)은 내가 맞히려 하지 않는다. 대신 예상을 미리 적고 5일 뒤 채점만 한다.
- 매매할지 말지는 그날 신호가 시키는 대로. 관망이면 섹터 1등이 눈앞에 있어도 안 들어간다.
- 내 논리가 그럴듯할수록 한 번 더 의심한다. 7월 31일처럼 근거 붙인 예측이 +4.30%로 크게 틀린 적이 있으니까.
- 기록은 이겼을 때보다 틀렸을 때 더 자세히 남긴다. 채점표가 결국 나를 설득한 유일한 증거였다.
아직 계좌는 -26%고, 신호에 복종한다고 이게 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감으로 지르고 물려서 버티다 잘리는” 옛날 패턴은 확실히 줄었어요. 다음엔 적중한 날들(7월 21일·29일, 8월 5일이 다 range였어요)이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를 모아서, 신호가 관망을 부를 때랑 겹치는 구석이 있는지 채점해볼 생각이에요.
종이매매(가상)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