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적자면, 저는 이제 물려도 그 종목을 더 사지 않아요. 손실 중인 자리에 돈을 더 붓는 것, 흔히 말하는 물타기를 아예 규칙으로 끊었어요. 이게 무슨 대단한 원칙은 아니고, 물탈수록 손실만 커지는 걸 몇 번 겪고 나서야 겨우 정한 제 나름의 선이에요. 이 글은 그 기준이 생기기까지의 기록이고요. 참고로 전부 가상 자금으로 돌리는 종이매매 기록이라, 실제 제 돈이 오간 건 아니에요.
물타기라는 말이 왜 그렇게 달콤한가
물타기는 쉽게 말하면 이런 거예요. 만원에 산 게 팔천원으로 떨어졌을 때, “지금 싸니까 더 사서 평균 단가를 낮추자”는 거죠. 산수로만 보면 맞는 말 같아요. 같은 종목을 싸게 더 담으면 평균이 내려가고, 조금만 반등해도 본전이 빨리 오니까요.
문제는 그 전제예요. 물타기가 이득이 되려면 “이건 곧 반등한다”는 내 확신이 맞아야 해요. 그런데 제 경험은 정반대였어요. 떨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었고, 제가 “이제 바닥”이라고 찍은 자리 밑에 지하실이 또 있더라고요. 그렇게 밑에서 계속 받다가 계좌가 반토막 났던 기억, 그게 이 규칙의 출발점이에요. 미국은 멀쩡한데 국장만 혼자 무너지던 날들의 기록은 여기(미국은 멀쩡한데 코스피만 무너졌다)에 남겨뒀는데, 그런 날마다 “여기서 더 사면…” 하는 충동이 올라왔거든요.
가장 물타고 싶었던 날, 아무것도 안 했다
제일 또렷하게 남은 게 2026년 7월 16일 기록이에요. 그날 시장 게이트는 열려 있었고(진입 가능), 미국 S&P500은 +1.3%로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따르는 매매 신호는 그날 ‘관망(거래 없음)’이었어요.
그때 제 보유는 이랬어요.
| 보유 | 진입가 | 그날 가격 | 수익률 |
|---|---|---|---|
| 반도체(SOXL) | 263,032원 | 246,100원 | -6.4% (6일째) |
| 기술주(TECL) | 316,236원 | 293,046원 | -7.3% (5일째) |
둘 다 일주일 가까이 물려 있었어요. 계좌 전체로는 시드 300만원이 평가액 2,221,019원, 그러니까 -26.0%까지 내려와 있었고요. 그런데 현금이 404,427원 남아 있었어요. 이게 사람 마음을 흔들어요. 손에 현금이 있고, 물린 종목은 눈앞에서 빨간색이고, “여기서 조금만 더 담으면 단가가 내려가는데” 하는 계산이 자동으로 돌아가거든요.
그날 저는 안 샀어요. 신호가 관망이었으니까요. 대신 노트에 이렇게 적었어요. “지금 사고 싶은 건 이게 싸서가 아니라, -26%라는 숫자를 빨리 지우고 싶어서다.” 물타기의 진짜 동기는 저평가 판단이 아니라 손실을 견디기 싫은 마음이더라고요. 그렇게 이름을 붙이고 나니까, 안 사는 게 조금 쉬워졌어요.
“곧 반등한다”는 내 확신을 못 믿게 된 이유
물타기를 끊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어요. 제가 매일 그날 시장을 어떻게 볼지 예상하고, 5일 뒤 결과로 채점을 해봤거든요. 그런데 이게 참담했어요.
- 7월 31일: 박스권(range) 예상 → 결과는 S&P500 +4.30% 급등 (빗나감)
- 8월 1일: 박스권 예상 → 결과 +3.58% (빗나감)
- 8월 4일: 박스권 예상 → 결과 +2.07% (빗나감)
반대로 “떨어진다(down)”에 걸었다가 오른 날도 수두룩했어요. 방향을 이렇게 못 맞히는데, “이건 곧 반등하니까 더 사자”는 판단만 유독 믿을 수 있을까요? 못 믿죠. 물타기는 결국 그 못 믿을 확신에 돈을 거는 거였어요. VIX가 20을 넘네 마네 겁먹다 매번 빗나간 기록은 여기(VIX 20 넘을까 겁먹다 빗나간 기록)에 정리해뒀는데, 이런 채점표가 쌓일수록 제 감을 근거로 추가매수하는 게 무서워지더라고요.
신호가 죽으면, 더 사는 게 아니라 자른다
그럼 물린 종목은 그냥 두느냐. 그건 또 아니에요. 저는 종목 이름 대신 섹터 강도 순위를 봐요. 7월 16일 그날도 섹터 강도 TOP3에 반도체(+27.3%), 기술주(+17.6%)가 여전히 살아 있었어요. 제가 물린 SOXL, TECL이 딱 그 섹터였고요. 신호가 아직 ‘살아 있으니까’ 관망하며 버틴 거예요.
반대로 이 종목이 섹터 순위에서 밀려나면, 그건 신호가 죽은 거예요. 그때는 더 담는 게 아니라 손절해요. 추가매수랑 손절, 물려 있을 때 이 갈림길에서 저는 신호가 살아 있으면 버티고 죽으면 자르는 쪽으로만 가요. 감으로 다 잘려보고 나서 신호에 복종하게 된 과정은 여기(감으로 다 잘리고 신호에 복종한 기록)에 있어요. 누적으로 승4·패13, 실현손익 -593,826원, 최대 낙폭(MDD) 27.85%. 자랑할 성적은 전혀 아니에요. 다만 물타기로 손실을 키우던 시절보다는, 자를 때 자르니까 한 번에 무너지는 일은 줄었어요.
지금 제가 지키고 있는 물타기 규칙
단정은 못 하겠고, 저는 요즘 이렇게 하고 있어요.
| 상황 | 내 행동 |
|---|---|
| 물렸는데 신호가 관망·보유 | 추가매수 안 함. 버티기만. |
| “더 사고 싶다”는 충동 | 싸서가 아니라 손실 지우고 싶어서, 라고 이름 붙임 |
| “곧 반등할 것 같다” | 내 예측 채점표(패13)를 떠올림. 못 믿음. |
| 섹터 강도에서 밀려남(신호 죽음) | 추가매수 대신 손절 |
| 남은 현금 | 물타기용 아님. 새 신호 뜰 때 쓰는 돈. |
핵심은 마지막 줄이에요. 현금 404,427원을 물타기 실탄으로 보면 손이 근질거리는데, ‘다음 신호 자금’으로 이름을 바꿔두면 물린 종목에 안 붓게 되더라고요.
다음에 확인해보고 싶은 것
아직 애매한 게 하나 남았어요. ‘신호가 죽었다’는 판정을 저는 아직 감으로 하고 있거든요. 섹터 순위 몇 위 밖으로 밀리면 죽은 걸로 볼지, 그 숫자를 정해서 다음 기록부터 채점해보려고요. 그래야 버틸지 자를지를 기분이 아니라 규칙으로 가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종이매매(가상)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