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절 | 겁나서 일찍 판 4번이 다 벌었다

결론부터 적을게요. 저는 “더 갈 것 같은데” 싶어도 신호가 팔라고 하면 팝니다. 멋있어서가 아니라, 이 종이매매에서 제가 번 4번이 전부 그렇게 겁내면서 일찍 판 거였거든요. 이 글은 그 소심한 기준이 어떻게 생긴 건지 적은 거예요. 가상 자금 300만 원으로 굴리는 페이퍼 트레이딩이라 잃어도 통장은 안 아픈데, 이상하게 판단하는 습관은 진짜로 몸에 남더라고요.

왜 겁내면서 파는 사람이 됐나

제 성적표는 지금 승4 패13이에요. 실현손익은 -593,826원, 고점에서 얼마나 깊게 빠졌나 보는 최대낙폭(MDD)은 한때 27.85%까지 찍혔어요. 이 13번의 패배가 대부분 어떤 모양이었냐면요, “조금만 더 버티면 본전”이라며 안 판 것들이었어요. 팔 타이밍이 왔는데 아까워서 붙잡고 있다가 더 크게 잘린 거죠.

그래서 방향을 바꿨어요. 익절 쪽은 반대로 하기로. 조금 벌었고 신호가 팔라고 하면, 더 오를 것 같아도 그냥 파는 걸로요. 이러고도 왜 매매 자체를 안 접었는지는 따로 적어뒀는데, 궁금하시면 여기(승률 24%인데 매매를 안 멈춘 이유)에 있어요.

팔고 나서 더 오른 날, 세어봤더니

익절에서 제일 견디기 힘든 건 손실이 아니에요. 팔자마자 시장이 위로 튀는 순간이에요. “봐, 붙잡고 있었으면 더 벌었잖아” 하는 그 소리요.

그게 진짜 자주 일어나는 일인지 궁금해서, 제가 매일 “오늘 시장을 이렇게 본다”고 적고 5일 뒤에 맞았나 채점하는 기록을 뒤져봤어요. 조심스럽게(range로) 봤던 날인데 시장이 오히려 위로 간 날들이 이렇게 있더라고요.

7/31 조심하자고 봄 S&P500 +4.30%
8/01 박스권 예상 S&P500 +3.58%
8/04 박스권 예상 S&P500 +2.07%

사흘이 이래요. 겁먹고 조심하자고 본 날마다 시장은 오히려 크게 올랐죠. 그래서 저는 생각을 뒤집었어요. “팔고 나서 더 오른다”는 건 내가 잘못 판 증거가 아니라, 그냥 원래 자주 벌어지는 정상적인 일인 거죠. 판다는 건 그 위쪽을 포기하는 값을 치르는 건데, 그 포기가 왜 손해로 계산되면 안 되는지는 여기(투자할 때마다 포기하는 것들)에 정리하면서 좀 편해졌어요.

번 건 4번뿐인데, 그 4번이 시트를 지켰다

솔직히 자랑할 성적은 아니에요. 17번 매매해서 이긴 게 4번이고, 전체 평가액은 시작한 300만 원에서 2,221,019원으로, 아직 -26.0%예요. 이겼다는 4번도 하나같이 크지 않았어요. 신호가 팔라니까 더 갈 것 같아도 팔아버린, 소심한 익절이었거든요.

그런데 시트를 멀리서 보면요. 온통 빨간 칸 사이에서 초록색으로 남은 게 딱 그 4번이에요. 크게 안 먹었어도, 그 4번이 없었으면 지금 숫자는 더 처참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겁 많은 익절이 손해”라는 생각을 접었어요. 겁 많은 익절은 벌이가 작은 대신, 이겼을 때 확실히 이겨서 챙겨두는 방식이더라고요.

지금 손에 든 빨간 두 개가 말해주는 것

반대 증거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 제 손에 들려 있어요.

  • 반도체(SOXL): 263,032원에 들어가서 246,100원, -6.4% (6일째 들고 있음)
  • 기술주(TECL): 316,236원에 들어가서 293,046원, -7.3% (5일째 들고 있음)

둘 다 안 판 것들이에요. 익절은 겁내며 잘 하는데, 손실 난 걸 붙잡는 버릇은 아직도 이렇게 남아 있는 거죠. 마침 이날은 시장에 들어가도 되는 게이트가 열려 있었고 미국 시장도 +1.3%였는데, 신호는 관망이라 손을 안 댔어요. 안 사는 것도 매매고, 아까워서 붙잡는 게 제일 비싸다는 걸 저 빨간 두 개가 매일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내가 지키는 것

더 갈 것 같아도 신호가 팔라면 판다. 느낌은 근거가 아니라서.
판 뒤 더 올라도 실수가 아니라 정상. 채점 기록이 그렇게 말한다.
작게 먹어도 확실한 초록 4개가 시트를 버틴다.
애매하면 관망도 한 수. 안 하는 게 이길 때가 있다.

단정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아직 손에 빨간 걸 두 개나 붙잡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냥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다는 정도예요.

다음에 세어보고 싶은 것

궁금한 게 하나 생겼어요. 지금처럼 겁내며 파는 폭이 딱 맞는 건지, 아니면 신호가 허락하는 만큼 익절을 조금만 늦추면 그 4번이 더 커질 수 있는지. 다음 몇 번의 익절을 그대로 기록해서 세어볼 생각이에요. 답이 나오면 그것도 여기 적어둘게요.

종이매매(가상)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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