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 종목 안 보고 섹터 순위로 골랐다

먼저 말해두면, 저 요즘 개별 종목을 거의 안 봐요. 어떤 반도체 회사 실적이 좋은지, 어떤 바이오가 임상 몇 단계인지 따지는 대신 섹터 강도 순위 위쪽 몇 개만 보고 그 종목군을 삽니다. 이게 대단한 전략이라서가 아니라, 개별 리서치를 해봐도 제 판단이 자꾸 빗나갔거든요. 이 글은 그 기준이 생기기까지의 기록이에요. 가상 시드 300만 원으로 하는 종이매매(페이퍼 트레이딩) 얘기고요.

개별 종목을 파고들수록 오히려 틀렸다

처음엔 저도 종목을 팠어요. 뉴스 보고, 차트 보고, “이건 오르겠다” 나름 판단을 내렸죠. 그런데 방향 예측 기록을 쭉 남겨보니 민망할 정도로 자주 틀리더라고요.

예를 들어 7월 31일엔 “위험자산이 눌릴 것 같다”며 박스권(range)을 예상했는데 결과는 S&P500이 +4.30% 급등이었어요. 8월 1일도 range 예상에 결과는 +3.58%, 8월 4일도 range 예상에 +2.07%. 사흘 연속으로 “잠잠하겠지” 하고 읽었는데 시장은 저 혼자 뛰더라고요. 이렇게 큰 방향도 못 맞히는데, 그 안에서 “이 종목 vs 저 종목” 고르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어요.

누적 성적도 솔직히 처참해요. 승 4 / 패 13, 실현손익 -593,826원, 최대낙폭(MDD) 27.85%. 방향도 못 맞히고 종목 선구안도 없는 사람이 개별 리서치에 시간을 쏟는 게 맞나 — 여기서부터 방식을 바꿨어요. 방향 못 맞혀서 게이트(진입 조건)에 맡긴 얘기는 여기에 따로 남겨뒀어요.

순위표 맨 위 두 칸만 봤다 — 반도체와 기술주

제가 쓰는 섹터 강도라는 건, 최근 흐름이 센 종목군을 숫자로 줄 세운 순위표예요. 마트에 “이번 주 많이 팔린 상품 TOP3” 붙여놓은 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편해요. 뭐가 왜 잘 팔리는지 분석하는 대신, 잘 팔리는 줄 위쪽을 그냥 담는 거죠.

7월 16일 기준 순위표는 이랬어요.

순위 섹터 강도
1 반도체 +27.3%
2 기술주 +17.6%
3 바이오 +13.5%

저는 여기서 1위 반도체랑 2위 기술주, 딱 위쪽 두 칸을 종목군으로 잡았어요. “반도체 안에서 어떤 회사냐”는 아예 안 따졌고요. 반도체 종목군(SOXL)을 263,032원에, 기술주 종목군(TECL)을 316,236원에 잡았어요. 개별 기업 실적표는 하나도 안 봤고, 그냥 순위표 위쪽을 담은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결과는 지금 안 좋아요. 7월 16일 시점에 반도체는 246,100원으로 -6.4%(6일째), 기술주는 293,046원으로 -7.3%(5일째). 순위 1·2위를 담았는데도 둘 다 물려 있어요. 평가액은 2,221,019원, 시드 대비 -26.0%고요. 이 -27% 언저리를 맞고도 왜 안 그만뒀는지는 이 글에 적어놨는데, 핵심은 “순위 방식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내 개별 선구안보다는 그나마 덜 자의적이라서”예요.

순위가 좋아도 신호가 없으면 안 산다 — 바이오를 건너뛴 날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순위 위쪽이면 무조건 산다”는 아니라는 거예요. 7월 16일은 시장게이트가 ON(진입 가능)이었고 S&P500도 +1.3%로 나쁘지 않았어요. 3위 바이오도 +13.5%로 여전히 강했고요. 그런데 그날 매매 신호는 관망(거래 없음)이었어요.

순위표만 보면 바이오를 하나 더 담고 싶은 자리였어요. 현금도 404,427원 남아 있었고요. 그런데도 안 샀어요. 순위는 “무엇을 살지” 후보를 줄 세워줄 뿐이고, “지금 들어갈지 말지”는 신호가 정하도록 역할을 나눠놨거든요. 이미 반도체·기술주에서 -26% 맞고 있는데 순위 좋다는 이유만으로 신규 진입까지 붙였으면 낙폭이 더 컸을 거예요. 게이트가 열려도 관망한 날들의 기록은 이쪽에도 이어져 있어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방식

사례들에서 뽑아낸 지금의 기준을 정리하면 이래요. 정답이라는 게 아니라, 저처럼 방향도 못 맞히고 선구안도 없는 사람이 덜 흔들리려고 임시로 세워둔 규칙에 가까워요.

질문 제가 하는 것
무엇을 살까? 섹터 강도 순위 위쪽 종목군. 개별 기업 리서치는 안 함
몇 개까지? 위쪽 1~2칸 위주. 3위(바이오)는 후보로만 둠
언제 사나? 순위가 아니라 신호·게이트가 정함. 관망이면 안 삼
방향 예측은? 거의 안 믿음(range 예상 → +4.30% 같은 오답이 잦아서)

개별 리서치를 안 하는 이유를 한 줄로 줄이면, 제 판단 정확도보다 “이미 세게 움직이고 있는 줄”을 따라가는 쪽이 그나마 덜 자의적으로 느껴져서예요. 물론 지금 -26%인 거 보면 이 방식도 만능은 아니고요.

다음에 확인해보고 싶은 것

순위 1·2위를 담았는데도 둘 다 물린 게 이번 기록에서 제일 찜찜한 지점이에요. 그래서 다음엔 순위 강도의 절대 수치(예: +27% 같은 값)가 어느 선 아래로 내려오면 진입을 미루는 게 나은지를 데이터로 확인해보려고요. 강한 줄을 따라가는 것까진 정했으니, 얼마나 강해야 따라갈 값어치가 있는지는 아직 제 숙제로 남겨둘게요.

종이매매(가상)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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